소문비 좋아서 쓰는 글들 / 암호는 공지 참고

 
모바일 게임 '온더훅(on the hook)' - 문세평 스크립트의 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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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VuvRJqAvRZ8

 


 
 
세평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갑자기 사라진다면 누군가는 나를 찾아줄까. 모두가 자는 시간을 뜬 눈으로 지새우다 보면 자연스레 드는 생각이었다. 조용한 어둠을 지키고 있으면 모두가 사라진 세상에 혼자 남은 듯한 기분이 드니까. 그 반대가 된다면 나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
 
어쩌면 기대였다. 그 사람은 나를 찾아주지 않을까.
또 어쩌면 소원이었다. 그 사람만큼은 나를 찾아줬으면 좋겠다, 라는.
 
 
새까만 화면에 세평의 얼굴이 반사되었다. 휴대폰을 끄고 나니 밝은 주변이 눈에 들어오며 넓은 세상을 체감했다. 이 넓은 세상을, 어떻게 사람들은 오롯이 혼자서 살아가는 걸까.
 
막상 휴대폰을 덮어놓으니 할 일이 없었다. 하필 알바도 연습도 없는 날인데... 창문을 열고 저녁노을을 바라보니 선선한 공기가 불어왔다. 눈을 감고 들이마시는 건조한 공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또 외롭게 만들었다. 세평은 그 기분이 싫어 창문을 닫아 어두운 방 안에 자신을 가두었다.
 
 
늘 혼자이기를 택하는 세평이었지만 사실 외로움이 싫었다. 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참 인간다운 감정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순을 만드는 사람은 여주였다. 친구라는 게 그리 쉽지 않은 세평에게 '가벼운' 친구가 된 사람. 그래, 오늘 하루의 소원이나 다름없는 사람. 언제부턴가 세평은 여주가 없는 일상을 머릿속에 그릴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왜? 어째서 그 사람일까. 어떻게 그 사람은 세평의 모순을 더욱 깊게 만드는 걸까.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내 마음을 이해하고 꿈을 응원해 줘서? 내 곁을 지켜줘서? 세평의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 찼지만 결국 정답은 찾을 수 없었다. 이미 의미가 없는 물음들이었다. 이 감정이 무엇이든, 근거가 필요한 감정은 아니었다.
 
수많은 질문들을 다 지우니 여주는 세평에게 태양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만이 남았다. 어떻게든 닮고 싶은 사람. 어떻게든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 그게 사랑인지 동경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날개가 부서지더라도, 끝없이 향해갈 존재.
 
 
세평은 작곡노트를 펼쳐 음표들을 그려나갔다. 모든 것을 지워낸 세평의 세계에 유일하게 남은 여주라는 사람만을 생각하며.
 
 
 


계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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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고 영향받은 것들,,,

1. 당연히 온더훅 문세평 스크립트 (공략 완료 시 스크립트) 및 설정(이카루스)

1-2. 이카루스

2. 3호선 버터플라이 - 안녕, 나의 눈부신 비행기 가사 (노래 - https://youtu.be/S8txZlviwew) ("안녕 나의 눈부신 비둘기"때문에 찾아보고 참고한 거 맞음ㅋ.ㅋ)

 

3. 외로움의 반대말은 뭘까? - 네이버 블로그 (외로움의 반대말은 뭘까???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3번은 사실 쓰다 보니 거리가 멀어졌지만 그냥 내용이 좋아서 넣어둠...

(사실 이런 거 안 써도 될 거 같은데 3번 글 링크 올리고 싶어서 굳이 굳이 쓰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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